근황 Days

1.회사
회사에서 한글로 블로그를 하긴 처음이다.
눈치보기의 제왕으로써 평소같으면 엄두도 못낼 일이지만 오늘만큼은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어제 오늘 마무리해서 떠나보내느라 주말내내 너무 심하게 일했다. 평소에도 일이야 열심히 하지만 그동안은 난 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초반에는 잘릴까봐 두려워하느라, 중반에는 윗사람이 날 일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다른 팀원들한테 신세지지 않으려고 그랬던것 같다. 근데 이젠 생각이 달라졌다.
내가 이 월급, 눈물나는 월급받고 일하는건, -따지고 보면-이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인데 왜 그렇게 압박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일해왔던걸까.  그래봐야 보너스 한푼이 더 나오는것도 아니고 돈과 명예(?)는 경영진에게 다 돌아가는것.
사장이 시장조사겸 토론토로 떠났는데 알고보니 상받으러 겸사겸사 간것이었다. 베스트 뉴 비지니스 in BC 어쩌고에 선정되었다면서.
살짝 우울을 동반한 자랑스러움이 밀려왔다. 일자리가 급해서 들어오긴 했지만 아주 허당은 아니었어..
그러나 우울한 것은 회사는 쭉쭉 커가는데 나는?  자라고 있다는 느낌이 들질 않아.  나도 모르게  가랑비가 옷젖듯 실력이 늘어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대우도 비전도 지금으로써는 먹구름속.

:내 회사 컴퓨터가 PC에서 맥 프로에 레오파드로 업그레이드되었다. PC로 일하는 동안은 멋은 전혀 없지만 쓸만하다며 별 불만을 안가졌었는데 막상 바꾸니까 너무 좋은거다. 24인치 모니터 두개에 50메가짜리 이미지 파일 열개도 포토샵에서 금방 동시에 여는 속도에 완전 스포일드된 지금. 내 15인치 맥북프로가 영 답답하다.
:근 6개월간을 사무실 내 유일한 여자로 지내왔는데 좋은 점은 전혀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것때문에 힘들다고 딱히 생각해본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달부터 여자 모션 디자이너와 여자 고객 담당이 새로 들어온후 지금 나는 훨씬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아무래도 그동안 없던 '음'이 채워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정체를 알수없던 불안함과 시간이 가도 사라지지 않던 껄끄러운 기분들이 많이 줄었다. 다른 남자직원들이야 말할것도 없겠지. 사무실에 여자래야 남자나 다름없는 무뚝뚝한 나 하나밖에 없는동안 얼마나 척박했던지 새 여직원 오기 전 주에 'We're gonna have a woman in the office'라며 근 2달만에 사무실 청소를 하자고 했던 게이브.. 용서하지 않겠다.

2.에쓰랑 어영부영 사귀기 시작한지 벌써 6달째다. 그간 나도 조금은 변해온것 같다.
- 외로움을 이기는데 소모하던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 절약됨
- 단순하고 합리적인 그의 영향과 조언으로 쓸데없는 생각낭비와 고민이 줄어듬.
- 생계에 도움: paycheck to paycheck인생의 전형이었는데 밥을 늘상 얻어먹으니 돈이 쪼금 쌓임 -.-
- 그의 집이 멀어 활동반경이 넓어짐(?)
- 잦은 외식으로 무섭게 찌는 살.
- 인간관계가 더 좁아짐(아주 반성중)

3.이벤트
많이 지루하던차였다.  심심해서 UBC에서 뇌연구 실험에 동참할 사람 구하는 신문광고를 보고 냅다 지원했다. 별로 특별한건 아니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면서 활동하는 내 두뇌를 MRI로 찍는게 다다. 병원이랑 친하질 않아서 MRI찍어본적이 없는데, 이건 무려 공짜고, 내 뇌가 문제는 없는지-.- 공짜로 검사도 할수 있겠다 싶었다. 연락을 와서 간단한 인터뷰 할 약속을 잡고 설레어하고 있었는데 오늘 다시 전화와서는 내 스케줄이 flexible하지가 않아서 나중에도 차질이 생길수 있기에 취소해도 괜찮겠냐고 한다. 뭐 가보고는 싶었지만 내가 회사를 조퇴하고 거길 왔다갔다하는건 좀 아닌거 같아서 할수없이 그러자고 했다.
그래서 지금 다시 지루하다.

서바이버 부트캠프 광고가 내 주의를 끌었다. 내 엉덩이를 걷어차주겠다는데..

Survivor BootCamp

We Kick Butt (yours)


4주-8주짜리 심하게 운동하기 프로그램이다. 에쓰만나고 무럭무럭 붙은 살이 이제 장난이 아니어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거아닐까싶기도 하고 회사 집 에쓰 뱅뱅 돌면서 하는것만 하고 다니는 길로만 다니고 늘상 아는 사람만 만나니 뭔가 새로운게필요하기도하다. 과연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집에서 좀 떨어진 곳으로 주 세번을 다닐수 있을것인지 고민되면서, 눈 딱 감고 한번 질러보면 나태하기 그지없는 생활패턴에 활력이 될것같기도 하고 고민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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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treeandflo 2008/05/06 11:41 # 답글

    하~ 오랫만에 글 올렸네...^____^
    와~ 니네 회사 돈 많이 벌었나보다. 맥으로 싸아악 바꿧나보네...
    와~ 에쓰랑은 벌써 6개월이구나.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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